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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를 깨운 두 자매의 작은 손길

“왜 안 사드려요?” 어린 자매가 무료급식소 봉사에서 배운 것

Editor 햇살한줌

2026.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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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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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온(溫)에어] 


낯선 듯 익숙한 이야기로 만나는 우리 주변의 진실, 함께라면 변화할 수 있습니다.

아침애만나 무료급식소에 찾아온 작은 천사들
방학 맞아 가족 봉사 나선 초등학생 자매… “말보다 경험이 더 깊이 남았습니다”

"옳은 것과 친절한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친절한 것을 선택하세요."



 

영화 <원더>의 이 명대사처럼, 새벽 5시 서울로 향한 두 자매의 발걸음도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따뜻한 한 끼를 건네고 싶다는 작고 친절한 마음에서.



새벽 5시, 서울로 향한 두 자매



아침애만나 무료급식소를 찾은 수아양과 아인양

아직 어둠이 채 걷히지 않은 새벽, 수아(12)와 아인이(10)는 졸린 눈을 비비며 부모의 손을 잡고 집을 나섰습니다. 서울행 첫차를 타기 위해 더 먼 역까지 걸어야 했지만, 아이들 얼굴엔 소풍 전날 같은 설렘이 번졌습니다. 전철 안에서 꾸벅꾸벅 졸던 아이들은 점점 창밖을 바라보며 말을 늘려갔습니다.

"서울은 아직 어둡네." "우리가 제일 먼저 가는 거야?" 이들이 도착한 곳은 서울역 인근 무료급식소 '아침애만나'. 매일 아침 수백 명의 노숙인과 쪽방촌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한 끼를 건네는 곳입니다. 그날 가장 작은 봉사자는 수아와 아인이 자매였습니다.



서울 용산구 후암로 아침애만나 무료급식소 외관

누군가의 아침을 준비하러 가는 거야



두 자매와 함께 봉사를 진행한 아버지

아버지는 회사 동료를 통해 이곳을 알게 됐습니다. 봉사에 참여한 동료들의 소식을 접하며 자연스럽게 마음에 품게 됐고, 방학이 되자 미뤄두었던 마음을 실천으로 옮겼습니다.

아이들에게 특별한 설명은 하지 않았습니다. "누군가의 아침을 준비하러 가는 거야"라는 말 한마디가 전부였습니다. "나눔이라는 말을 하기보다, 직접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묵묵히 수행한 한 시간 반



묵묵히 봉사를 진행한 두 자매

급식소에 도착한 수아는 식판에 고구마를 올리는 일을 맡았고, 아인이는 수저를 가지런히 놓았습니다. 작은 손으로 반복해 식판을 채우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서서 일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다리도 아팠습니다.

혹시 방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던 부모의 예상과 달리, 자매는 한 시간 반 동안 묵묵히 제자리를 지켰습니다. "아이들이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경험을 해보길 바랐습니다. 작은 역할이었지만 스스로 책임을 다하는 모습이 참 대견했습니다."

어르신들의 "인사를 참 잘한다", "고맙다"는 말 한마디가 아이들 마음에 깊이 남았습니다. 한 할머니가 건네준 작은 사탕 하나는 자매에게 '마음을 나눈 증거'처럼 특별한 기억이 됐습니다.

수아는 말했습니다. "학교에서 하는 봉사는 청소나 환경정화 활동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진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느낌이었어요."

아인이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다리가 아프긴 했지만, 그래도 즐거웠어요. 다음에 또 오고 싶어요."



"왜 안 사드려요?"

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전철 안, 아인이가 아버지의 옷소매를 잡아당겼습니다. 몸이 불편한 채 물건을 판매하는 이를 보고서였습니다.

"왜 안 사드려요?" 서울역 인근에서 노숙하시는 분들을 보며 "왜 저기 계세요?"라고 묻기도 했습니다. 이전 같으면 스쳐 지나갔을 장면들에 아이들의 질문이 더해졌습니다.

아버지는 그 순간이 오래 남았다고 했습니다. "예전에는 저도 무심코 지나쳤던 장면들입니다. 그런데 아이들 눈에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일이 된 것 같았습니다."

부모는 정답을 주는 대신 함께 생각해보자고 했습니다. "우리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라는 질문이 그날 가족의 대화가 됐습니다.



나눔은 작은 질문에서 시작된다

수아와 아인이는 그날 식판 위에 음식을 올렸고, 동시에 마음 위에 질문 하나를 올려놓았습니다.

"왜 안 사드려요?"

어른들이 쉽게 지나쳤던 장면을, 아이들은 그냥 넘기지 않았습니다. 봉사는 아이들에게 의무가 아니라 경험으로 남았고, 그 경험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조금씩 바꿔놓았습니다. 부모는 바랍니다. 이 아이들이 자라 따뜻한 어른이 되기를. 자신이 가진 것을 기꺼이 나눌 줄 아는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새벽을 깨우며 서울로 향한 두 자매의 작은 발걸음이, 오늘도 어딘가에서 따뜻한 한 끼를 기다리는 누군가에게 희망의 신호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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